2022.12.07
프로필 사진 출처: 김효O 학생 제공 (서울미고 출신)
어쩌다… 긴 입시 생활을 했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동네 학원에서 열심히 예고 준비를 했지만 제가 자신 있어 했던 분야였음에도 불구하고 좋지 않은 결과가 있었고, 그 때문에 고등학교 1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방학은 감정적으로 힘든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행히 저희 학교에서 추가모집 공고가 있었고, 원했던 학교는 아니지만, 미술 계열의 학교를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평소 칸만화 실기 습작 / 출처: 김효O 학생 제공
힘든 시기에 도움이 됐던 건 여러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1학년 때, 만화과 외 타과 수업을 들을 일들이 많아서 조소, 한국화, 서양화, 디자인 수업을 들었고, 아예 미술 쪽에서 벗어나 학생회, 전교 부회장 선거에 나가고 독서 토론 동아리를 들었습니다. 기분 전환을 위해서 한 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론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입시를 하다 보면 너무 자기 작품에만 집중하게 되고, 입시 관련 주제밖에 보이지가 않더라고요. 그걸 다양한 경험을 해보면서 극복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결국 이 행동들이 대입을 할 때도 결국 도움이 되더라고요. 나중에 그림 연구를 하면서도 도움이 되기도 했고.
펜 크로키 연습 / 출처: 김효O 학생 제공
힘든 시기를 고입 직후로 썼는데… 오히려 대입을 하면서는 (체력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힘들다는 생각을 잘 안 한 것 같아요. 1학년 여름쯤인가... 강남 애니포스로 학원을 옮겼는데, 그냥 학교랑 가깝기도 하고 (이 작가님은 결국 못 만났지만) 좋아하는 작가님이 선생님으로 계셨던 게 이유였습니다. 2학년은 아직 본격적인 입시 시기가 아니었으니까 이때 만화 보면서 연출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선생님들과 좋아하는 만화에 대해 떠들기도 정말 열심히 떠들어서 처음으로 눈에 ‘만화가 늘었다!’라는 게 보였기 때문에 한창 들떠있을 때였어요.
만화 원고 / 출처: 김효O 학생 제공
3학년을 올라갈 땐 `고삼’ 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잔뜩 겁먹어 있었는데, 사실 기억이 잘 안납니다. 너무 바쁘기도 했고, 눈 깜빡했더니 시간이 사라져 있었어요. 친구들이랑 장난으로 이러다가 포트폴리오도 하고, 자기소개서도 쓰고, 면접도 보고, 실기도 하는 거 아니냐고 했는데 수시를 7개나 썼다가 그 말이 현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정신없는 와중에도 어찌어찌 끝은 냈네요.
만화 연출 습작 / 출처: 김효O 학생 제공
너무 계획 없이 적은 것 같은데 결국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싶은 걸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붙기야 했지만, 대입 이후에 이렇게 결코 좋다고 할 수만은 없는 결과가 나왔음에도 고입 때처럼 실망스럽지 않은 건, 고등학교 생활을 돌아봤을 때 스스로 열심히 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부모님이 자주 “후회하지 않을 만큼은 해라”라고 말씀해 주셨거든요.
만화 연출 습작 / 출처: 김효O 학생 제공
애니포스를 다니면서 제가 받은 건 약간의 똑똑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똑똑함을 받았지만 ㅎㅎ) 한 사례 말해보자면, 원서 접수를 하기 직전까지 계속 실기 전형을 고민하다가 선생님께 ‘너는 채색을 한 그림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괜찮다면 웹툰 전형을 쳐보는 것이 어떠냐?’ 라는 제안을 받았고, 실제로 웹툰 전형으로 쳐서 합격했기 때문입니다. 흑백 2페이지 칸만화로 같은 내용의 만화를 그렸다면 합격했을 수 있었을지 잘 모르겠어요. 이런 통찰을 받을 수 있는 게 학원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림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한데, 이런 똑똑함을 잘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평소 웹툰 실기 습작 / 출처: 김효O 학생 제공
그리고 즐겁게 입시 하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결과에 목매달고 계시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3학년 내내 제 웃음을 책임져 주셨던 전임 선생님 덕분에 축 처져 있을 시간이 없었네요. 선생님들과 자주 이야기하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는 게 멘탈에 큰 도움이 됩니다.
평소 칸만화 실기 습작 / 출처: 김효O 학생 제공
뭔가… 학원 방침인가? 잘 모르겠지만 애니포스 선생님들께 네 그림은 입시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라는 뉘앙스의 말들을 많이 들었어요. 그림도 그렇지만, 멘탈도 입시가 끝나면 갑자기 모든 게 행복해지고 이러진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본인을 위해서 멘탈 잘 지켜가며 입시하시고 좋은 결과 있으셨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