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7
지원동기
3년간 기초 디자인으로 입시를 진행해 오면서도 만화가의 꿈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정말 하고 싶고 열정을 가질 수 있는 일에 도전하고 싶어서 정식으로 만화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러던 중 좋은 교수진과 커리큘럼으로 유명하다는 청강대가 자연스럽게 목표가 되었습니다.
평소 실기준비
학원에선 피드백이 필요한 작업을 중점으로, 그 외에 혼자 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작업은 집 또는 학교에서 이어갔습니다.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다음날 학원에서 다시 피드백을 받는 식으로 반복해 나갔습니다.
특히 청강 대학교 면접전형은 성적이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선 과목 담당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여 작업을 계속하였고 이러한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면접당일
전날 밤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났습니다.
3시 면접이었는데 혹시라도 속이 안 좋으면 어쩌나 싶어서 밥도 안 먹었습니다.
청심원과 청심환 두 개를 다 먹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며 자소서와 예상 질문들을 다시 훑어봤습니다.
사실 머리엔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그냥 읽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면접장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속으로 '나 아니면 누굴 뽑아. 나 만한 인재가 어디있다고.' 를
최면을 걸 듯 계속 되뇌면서 마음 정리를 했고 드디어 면접장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면접 중에는 생각보다 많이 긴장하진 않았습니다.
저도 최대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표정관리에 힘썼고 매 테이블마다 인사도 빼먹지 않고 하고 나왔습니다.
다만 같이 면접 본 분이 질문에 답을 조금 오래 하셨는데
그동안 뒤 쪽에서 계속 남은 시간을 말씀해 주셔서 약간 정신이 흔들렸습니다.
특히 마지막 테이블에서는 예상질문에 있던 질문인데도 머릿속이 하얘져서
상황에 맞춰 어떻게든 답을 하고 나왔는데 이때는 정말 멘탈이 나가서 면접장을 나오자마자
울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고 집에 가는 버스에서 또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학원을 다니며 기억에 남는 일
포트폴리오 제출일 전날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편집까지 끝내고 지금까지 해온 원고들이 30p 안에 다 정리된 걸 보니 정말 울컥했습니다.
만화를 배우고 싶어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지금까지 해오던 입시를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택하는 위험한 선택을 했었고 짧다면 짧을 약 1년의 시간 동안
혼나기도 정말 많이 혼나며 그 속에서 꾸준히 발전해온 결과물들을 보니
아직 제대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꿈을 이룬 기분이 들었습니다.
후배들에게 하고싶은 말
포트폴리오의 장점은 나의 만화를 그릴 수 있다는 점 같습니다.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점점 많아지고,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면서 분명히 입시임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입시반은 입시 준비반과 분위기가 조금 다를 수 있는데
저는 '내가 이걸 왜 못해? 나 정도면 이건 껌이지 당연히 할 수 있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정신을 잡았습니다.
학생으로서 너무 자만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렇게라도 생각해놔야 자존감이 떨어지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너무 스스로를 채찍질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체력을 키워둡시다!
입시하는 동안 과로로 쓰러진 적도 있고 포폴 제출하자마자
이틀 동안 수면 부족 + 몸살에 열까지 나서 고생했었고
면접 본 후엔 임파선염에 걸려서 병원 다녀왔습니다.
손목 아픈 것도 몸에 근육이 없어서라고 하니 정말 입시엔 체력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